삼다설(三多說)

 사진에 보이는 요놈은 2014년도에 만든 멍쑹야생노수차(수령 1000년 이상)의 엽저로 좋은 원료와 올바른 제다 공정의 典範을 보여주는 놈입니다.  생차의 경우 마셔서 뭔가 편치 않다면 반드시 엽저를 살펴보아야할 것입니다. 엽저는 찻잎의 성장 환경에서부터 가공 그리고 보관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정보를 담고 있는 chip이기 때문입니다. 혹은 드문 경우지만 입술 주위나 혀끝 또는 혀의 가장자리부분, 및 후두 전방 연구개 쪽에 얼얼하게 자극이 있다거나 목구멍에 걸리는 기분이 든다면 즉시 마시기를 중단하고 주변에 경험 많은 분께 의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얼마 전 감정을 요청하러 온 한 의뢰인께서 새로 차를 한 편 구해 마셔보던 중 위에서 언급한 현상이 느껴져 차와 마시던 차의 엽저까지 챙겨 가지고 급히 찾아 오셨는데, 문제는 오시기 전에 자신의 감각이 미덥지 못해 사랑하는 가족들을 모아 실험까지 마치고 오셨다는 겁니다.

 차는 건강을 위해서 뿐 아니라 삶의 여유로움을 누리기 위해 마시는 최고의 기호식품입니다. 깨끗함과 안전성이 최우선 되어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는 겁니다. 그러한 조건을 갖추지 못한다면 차로서의 본연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므로 자질에 맞는 적절한 용도(예컨대 냄비 받침 등)를 찾아주어야 할 것입니다.

차는 나 자신이 스스로의 의지에 따라 선택하고 구매하여 마시기 때문에 자신의 기호와 몸에 맞는 좋은 차를 고르는 안목을 기르는 것도 자신의 몫입니다.

그러나 모순(矛盾)이라는 고사에서 보듯 무릇 물건을 판매하는 사람은 自古로 자신이 파는 물건은 어느 것보다도 좋은 것이라고 과장하는 것이 人之常情입니다.
그러기에 더더욱 상인의 말만이 아닌 스스로의 안목이 필요한 것입니다.

 안목을 기르는 데는 여러 방법들이 있겠지요.
첫째, 혼자 직접 많이 마셔보고 체험을 통해 깨치는 방법인데, 그럴려면 꽤 많은 수업료와 시간 등 투자비용이 만만치 않습니다.

둘째, 관련 서적이나 인터넷 등에서 자료를 읽고 분석하는 등 간접 경험에 의해 깨치는 방법인데 실전이 겸비 되지 않은 문자적 지식은 자칫하면 독단에 빠지기 쉬울 뿐 아니라 공허한 메아리가 되기 쉬운 단점이 있죠.

셋째, 운이 좋아 훌륭한 차 선생님이 주변에 있어 함께 마시며 깨달아 간다면 더 바랄 게 없겠죠.

넷째, 이미 위에서 더 바랄 게 없다고 말한 것처럼 올바른 식견을 가진 좋은 분과 함께 하면서 자신이 스스로 연구를 더하여 터득해 나가는 것이 최상이라고 결론지을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모든 道는 하나로 통하게 마련인데 어느 분야에서나 일정한 경지에 이르는 방법은 크게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
송나라 구양수는 일찌기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방법으로 삼다설(三多說)을 말했습니다.
1.看多[多讀].........많이 읽고
2.做多[多作].........많이 지어 보며
3.商量多[多商量]...많이 생각하라

차 마시는 일이 무슨 立身揚名하여 流芳千秋(후세에 이름을 남김)를 꾀하는 일도 아닐진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이토록 고생해 가면서까지 노력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 되기도 합니다만 첫머리에서 이미 언급한 바 차를 마시는 최초의 목적(건강, 여유)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신이 내린 최고의 선물'인 보이차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노력이라 감히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