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를 받고 배송 준비를 다 마치고 나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千辛萬苦가 이런 경우에 딱 어울리는 말일까요?
올해도 예년처럼 정말 맘에 드는 찻잎을 구할 때까지 세 번을 거듭 빠꾸시키고 했더니 저쪽에서도 자존심이 상했
는지 새로운 찻잎을 보내 때마다 지연 배송을 하더군요. 그렇게 찻잎을 확정하기까지 예년보다 한 달 보름 정도 더
소요 되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 정국으로 인해 물류 상황이 최악이 될 걸 미처 예상 못했습니다.
올해로 13년 차인 [2020천하원차포랑대수]
프리미엄급 대수차의 진면목을 만나보실 수 있습지요.
요따구로 이중 포장까지 흐느라고 세월이 다 지나가고 기다리는 동안 똥줄 꽤나 탔습니다.
진정한 오케스트라를 구현흐느라 그동안의 보이차 연구를 통해 터득흔 노하우를 다 쏟아 부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씩씩하고 웅장해 보이지 않나요?
차는 많이 지체가 되었지만 차는 참 꼼꼼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요놈은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을 닮아 깊고 웅장하면서도 폭넓은 맛의 세계로 미각에 테러를 가해 줍니다.
한 마디로 차맛 깡패지요.
김유정의 <동백꽃> 속 점순이라면 이 차를 마시면서 여러분들한테 뭐라고 했을까요?
"느네 집엔 이거 없지?
찻물 위에 달님이 떴네요. 요즘엔 DSLR로 사진 찍는 재미가 꽤 쏠쏠합니다.
찻잎들이 참 튼실튼실 하지요?
"건강한 육체에서 건강한 생각이 나온다." 학창시절 영어 문법책에서 만나던 문장인데, 차도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건강한 잎에서 건강한 찻물이 나오는 거 맞지요?
웅혼한 맛의 비밀을 공개합니다.
제가 엽저 사진을 찍으면서 왜 뒷면을 고집할까요?
엽저를 얘기할 때면 대개들 가죽질감 등 앞면의 비주얼을 강조합니다. 하지만 앞면에서는 찻물의 품질과 관련된 유
용한 정보를 얻기 어렵습니다.
사진에 보이는 엽저 배면의 잎맥을 주목해 보십시요. 주맥이 대단히 튼실해 보이지 않나요? 뿌리에서 빨아올린 영양
물질을 공급하는 파이프라인이 튼실하다는 건 무얼 미할까요? 잎맥의 상태를 주목하면 樹種, 생장 환경, 채엽시기 등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답니다.
2005년부터 저는 '엽저 관찰을 통한 보이차의 감평'이라는 독자적인 길을 개척하고 발전시켜 왔습니다